생태문명의 중심지 아마조니아(Amazônia)에서 상파울루(São Paulo)까지

이미정 교수(한국외국어대학교)

아마조니아(Amazônia)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지역을 우리는 흔히 “자연의 보고”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조니아는 생태의 다양성 외에도 실제로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바로 습기를 남미대륙 전체에 공급하는 생태계 보존의 기능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마조니아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하는 브라질 역할의 비중은 주변의 다른 남미 8개국 – 페루,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볼리비아, 가이아나, 수리남, 프랑스령 기아나 – 에 비해 훨씬 높은 편이다.

브라질에서 진행되어 온 열대우림 보존에 대한 연구는 세계적 차원에서 바라보는 다른 나라들의 관점과는 확연히 다른 절실함이 존재한다. 숲과 강들이 빽빽하게 얽혀있어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자연 자체의 오묘함 외에도 길들여지기 힘든 자연의 섭리에 대한 연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이유로 필자의 이번 아마조니아 기행은 브라질이 추구하는 자연 보존 방법을 알아보겠다는 취지에서 일반인 접근이 용이한 도심 속 생태공원을 찾게 된 것이다.

아마조니아의 중심이자 대표적인 도시에는 마나우스(Manaus)와 벨렝(Belém) 시가 있다. 이 중 마나우스에는 아마조니아 국립연구소, 인빠(INPA- Instituto Nacional de Pesquisa da Amazônia)와 아돌프 두끼 열대우림 보호구역(Reserva Adolpho Ducke)에 위치한 아마조니아 박물관 무자(MUSA-Museu da Amazônia)가 있고, 벨렝 시에는 고엘지 생태공원 박물관(Museu Paraense Emílio Goeldi)과 우찡가 공원(Parque do Utinga)이 위치해 있다. 특히 과학의 숲(Bosque da Ciência)으로 알려진 인빠는 사람들이 손쉽게 생태환경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아마조니아에 사는 동물들의 서식지 보존을 위한 연구를 사회에 전달, 실천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아돌프 두끼 보호구역 내 철탑 위에서 바라본 천연 그대로의 아마존 열대우림은 도심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엄청난 자연의 기운을 만끽하기에 충분했다.

반면 브라질 경제의 중심지인 상파울루(São Paulo) 시에 위치한 두 곳의 생태공원은 아마조니아의 적도기후가 주는 그 기운과는 사뭇 다른 차원의 자연이었다. 상파울루 시는 아열대 고원에 위치하고 오랫동안 원주민에서 식민자, 이민자 등 다양한 인류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온 지역이기에 생태공원이 보여주는 면모도 아마조니아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자연의 순수함 보다는 도시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의 역할이 강조되고, 지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편안한 자연공간을 추구하는 생태공원의 역할이 부각되었다. 금융의 중심지 빠울리스따 대로(Avenida Paulista)를 사이에 두고 상파울루 랜드마크 상파울루 미술관(MASP) 앞쪽에 위치한 뜨리아농 공원(Parque Trianon)은 규모는 작지만 순수한 자연을 느끼게 해 주었고, 상파울루 주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비라뿌에라 공원(Parque Ibirapuera)은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역할 외에도 브라질 인류의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박물관들이 위치하여 생물의 다양성은 물론 문화가 함께 스며있는 휴식 공간으로서의 자연 즉 생태 공간의 끝없는 지평을 만끽하게 했다.

아돌프 두끼 열대우림 보호구역(Reserva Ducke)

이비라뿌에라 공원(Parque Ibirapue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