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남미 그린뉴딜 국제협력 방안

유승민 선임연구원(한국환경산업기술원)

[전 세계적 그린뉴딜 확산]

유럽은 향후 10년간 1조 유로 규모의 유럽 그린딜을 추진하여 재생에너지 100억유로, 친환경차 투자펀드 600억 유로, 전기차 충전소 200만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미국은 향후 10년간 5조 달러를 투자하여 전기자, AI, 재생에너지 등 친환경‧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중국은 ‘6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목표를 공식 천명(’20.9)하고 34조 위안 규모의 첨단그린산업 인프라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50년 탄소배출 제로 선언(‘20.10) 및 기후변화 대응 성장전략화 전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도 예외는 아니다. 콜롬비아는 지난 ‘20.9월 청정성장 정책을 발표하고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후변화 적응사업, 순환경제 관련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칠레도 ’20.11월 국가 수소전략을 발표하고 국제협력을 통해 수소경제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계획에 있으며, 국제사회의 녹색전환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는 지난 ‘21.4월 미 바이든 대통령 주최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온실가스 감축목표 및 탄소중립 달성계획을 발표하였으며, ’21.5월 우리나라에서 개최한 제2차 P4G 정상회의에서도 엘사바도르, 자메이카, 칠레,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페루가 ‘서울선언문’에 참여하였다.

[K-그린뉴딜 글로벌화 확대]

전 세계적으로 그린뉴딜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지난 1월 우리 정부는 한국판 그린뉴딜의 글로벌화를 통한 해외 그린뉴딜 시장 선점을 위해 관계부처 합동 K-뉴딜 글로벌화 전략을 발표하였다. 친환경‧디지털 뉴딜 분야에 향후 5년간 30조원 수출금융,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등을 통해 세계 친환경‧디지털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관계부처, 기업, 공공기관 등은 다함께 4대 전략시장별 유망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금융조달, ODA, 컨설팅 등 프로젝트 수출‧수주를 위한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함으로써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중남미 그린뉴딜 협력 현황]

이러한 K-그린뉴딜 글로벌화 확대의 일환으로, 우리 정부는 중남미 지역과도 「그린뉴딜 협력주간」 설치 및 「그린뉴딜 협력대화」 신설을 통해 협력위원회, 포럼, 라운드테이블 등 민관교류를 집중적으로 추진함으로써 중남미 그린뉴딜 시장 진출을 촉진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중남미 국가들의 성공적인 파리협정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지원하고 있다.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과는 수소경제 협력 증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중남미 국가들과 폐기물 등 순환경제 및 물 관리 분야 녹색협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대다수의 중남미 국가들이 코로나19로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위기에 의한 영향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남미 국가들은 대규모 그린 인프라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상황은 우리 기업들에게 중남미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보다 많은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에 반가운 수주 소식이 중남미로부터 자주 들려오고 있다. 지난 ‘20년 10월에는 파나마에서 현대건설이 ’메트로 3호선 사업‘을 28억 4,000만 달러에 수주하였고, 11월에는 멕시코에서 삼성엔지니어링이 ’도스 보카스 정유공장 신설사업‘을 37억 달러에 수주하였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에는 정부, 공공기관, 우리기업이 ‘팀 코리아’를 이루어 총력을 기울인 노력이 있었다고 한다. 그동안 우리기업의 중점 해외시장이었던 중동 인프라 시장이 점차 쇠퇴해 감에 따라, 향후 중남미는 중동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신흥시장으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그린시장 진출의 한계점]

그러나 우리기업의 중남미 그린뉴딜 시장진출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극복할 난관이 많다. 특히, 대부분의 중남미 국가들에서는 그린 프로젝트에 대한 중앙정부 보증을 확보하기 어렵고 발주처인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재원 확보가 어려워 우리기업의 능력에 상관없이 사업추진이 중단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한 예로 한국의 ‘D’ 엔지니어링사는 콜롬비아 하수처리장 건설사업 추진을 위해 하수처리장 건설사업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수행하였으나, 발주처의 예산부족과 시정부의 정권이 교체됨에 따라 사업 추진이 중단된바 있다. 또한, 국내 ‘H’ 엔지니어링사는 페루 매립장 정비 및 폐기물처리 시설 설치사업 추진을 위해 타당성조사를 수행하였으나, 발주처인 지자체의 재원조달 실패로 사업추진이 중단 되었다.

[중남미 그린시장 진출 전략]

이에 따라, 우리기업의 중남미 그린뉴딜 시장 진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간(G to G)의 국제협력 채널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상수도공급, 물관리, 폐기물 처리시설과 같은 전통 환경기초시설부터 수력,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민관협력의 투자개발형(PPP)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필요하다.

동시에 IDB(미주개발은행), CABEI(중미경제통합은행), CAF(중미개발은행) 등 중남미 국가들에 다양한 재원을 지원하고 있는 다자개발은행들과 우리 수출입은행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Economic Development Cooperation Fund)과의 협조융자를 활용하는 등 프로젝트 발굴 초기단계 부터 국내기업의 수주에 유리할 수 있는 재원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